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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애기때 그림 뭘 살까요?

아이들 그림 모아두는 주부님들이 점차 많이 늘었으면 합니다. 저도 며칠 전, 우리남편이 아가 때 그렸던 그림을 보며 집안 한켠에 걸어놓아 보았답니다. 그래서 오늘은, 아가였을 적에 그려논 아가 그림들을 버리지 않고 모아놓는 주부님들의 마음을 사고자 합니다. 
얼마 전 시어머니께서 쓰시던 책상이 나에게 되물림되던 날. 
책상을 우리집으로 옮겨오던 날, 우리남편 아가였을 때 그려논 그림들도
몽땅 나에게 주셨다. 정작 우리남편은, 
자신이 어렸을 적에 뭔 그림을 그렸는지조차도 기억 못하는데, 
어머니께선 지금으로부터 족히 50여년도 더 넘은 그림들 같은데 
버리지 않으셨던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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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의 해석들 종류(?) :
1. 모아논 것이다
2. 버리지 않았던 것이다
3. 간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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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 여년 전의 아이 그림을, 그것도 수십 장 너덜너덜해진 체 간직되 있다는
것은 상당히 특이하고도 멋진 일이다. 며느리 성향에 따라 천차만별로 
그러한 시어머니의 성향판단을 위한 소스가 되주기도 하겠지만, 어쨌든
한 집안의 히스토리를 하나라도 이렇게 남긴 측면에 있어서는, 
우리시어머님이 상당히 격을 따지는 어머니임엔 분명한 듯하다. 


아들 어릴 때 그리던 그림을 하나도 버리지 않고 있는 어머니들 성향은 어떤 심리일까,
대략 상상 개괄해 보자면, 
간직, 보관, 정성, 버리지 못하는 성격도 한 성격한다지만, 
이 모든 것들을 떠나서, 이렇게 보관하였으니 며느리에게, 
마치 당신 집안 대대로 아무것도 버리지 못하고 남기게끔 되있는 귀족가문의 
한 규칙마냥, 모든 게 히스토리를 위해 쓰여질 것들이라 
버리지 않고 물려줌의 철학이 기본적으로 돌고 도는, 그러한 가문중시로써의
사물대하기일까? 라는 질문 형태가 하나 만들어져 튀어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실제로 양반이면 양반일수록, 즉 여긴 서양이니까, 귀족이면
귀족일수록, 모든 걸 버릴 수 없다. 집안 곳곳 가득 히스토리 물건들이
보관돼 있다. 귀족들 근성이 그렇다.
현대로 내려와 대대로 물려내려온 가문중시 형태의 모던한 서양귀족들도, 그래서 
예컨대 소더비나 크리스티 같은 류의 경매회사들과 계약을 맺어, 
집안대대로 물려져 오는 물건들에 번호를 매겨 아무것도 건드리지 못하게끔, 아예 
집안 변호사(또는 집사)를 두고 사물관리하는 이유도, 그것이 재산목록에 
포함되어야 히스토리 관리가 되기 때문에 그러하는 것이다.


물론 상류 0.1%이면서도 대단한 가문이 있는 집안에서나 
대대로 그러했지, 우리처럼 평범할 축에 속하는 조금 특별한 정도의 사람들이,
오십 여년 전의 아이껏을 안 버리고 보관해오는 습관을 가진 집안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될 것이다.
그래서 시어머니가 내겐 뒈게 특별한 것이다.  
보통 평범한 집들은 
아이가 그린 그림들을 오십 년 동안 보관하거나 그러지 않는다.
어머니는 나에게 
지금 당신 집안 자랑을 하고 계신 것일까? 라고
어쩔 땐 이래 물어봐진다. 시어머님의 많은 부분들이
상당히 고급잣대를 지니셨기 때문이다.

 
아니면 시아버님이 그런 엄격함을 선호하시는 걸까?
아무튼 건 그렇다 치고, 시어머님의 많은 부분이 며느리인 내가 터부시 할 수 
없을 만치 내 맘에 드는 면이 있다는 것.
시어머님의 그러한 관습인지 습관조차도 내 맘에 드니, 
나역시 남편 어렸을 적 그림들에 대한 히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쪽에
한표를 느끼고, 일요일인 오늘 드뎌 남편 어릴적 그림을 집에 걸어놓는 
히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맘가짐이 잡힌다는 것!


조그만 아파트에, 
게다가 80년된 아파트라, 또 곳곳에 걸린 것들도 많은 우리집에서 
뭐 하나 어디 어울리는 공간을 찾기까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아마도 남편 세살 때였는지 네살 때였는지 모를 이 그림을, 
그래서 가장 어울리는 공간이 바로 우리집 화장실이었다.
<히히히>. 내가 붙여준 그림제목이다. 
아침마다 용변 볼 때 기분좋아지는 그림이라도 있는 것마냥 그림이
히히히 웃고 있다. 아이였을 때 그리는 그림들은 사람을 얼마나
기뿌게 하는지 모른다. 
내가 몽우조셉킴의 전시를 매달 여는 것도, 다 몽우조셉킴 그림이 
아이처럼 순수한 에너지가 그 누구보다도 많이 전달돼 오기 때문이다.
시집와서도 몰랐던, 
이번에서야 알게된 남편 아가시절 때 그려논 그림이
있었다는 걸 이제서야 되물림받으며, 
화장실에서 히히히 웃게 되는 일요일.
정말 히히히 웃음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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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 동기 : 발상의 전환, 의미만들기 집안 히스토리 저장용, 훗날 행복한 기억만발 
하필 왜 화장실에? : 화장실이야말로 그림이 필요한 곳이다
화장실 영문 : toilet
지금 한국에선? : http://www.restroo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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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18/07/09 15:31 # 삭제 답글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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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7/09 20:10 # 답글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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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oogler 2018/07/09 21:08 #

    책상을 찍어 올릴까 하다 아직 정리가 안돼 책상 위 어수선해서 못 찍고 남편그림을 찍어 올렸네요~~ 좋은 말씀 고마워요.
  • 2018/07/09 23:14 # 삭제 답글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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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비안로즈 2018/07/09 23:18 # 답글

    흠.... 준이의 명작이 많았는데.. 하루에도 서너장씩 그려대는지라 모으기가 쉽지가 않더라구요.
    지금이라도 모아놓을까 고민은 되더라구요. 이런글 보니 더욱더 고민됩니다.
  • googler 2018/07/10 01:15 #

    요샌 모바일로 찍어 저장해두는 기능이 있잖아요.
    컴 세대이니 것도 이담에 보여줄 수 있겠지요.
    확실히, 어릴적 뭔가 남아있는 걸 들여다 본다는 건 가족들 대화꺼리가 되기도
    하고 또 그 대상자인 본인에게도 새로운 기분이 들게 하겠죠~~
  • 2018/07/10 15:27 # 삭제 답글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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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7/11 05:50 # 삭제 답글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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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7/11 06:13 # 삭제 답글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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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7/12 20:19 # 삭제 답글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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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7/12 20:20 # 삭제 답글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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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7/12 20:20 # 삭제 답글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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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7/14 01:04 # 삭제 답글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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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7/14 01:12 # 삭제 답글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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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렉세이 2018/07/15 15:29 # 답글

    그림이 귀엽습니다. :)
  • googler 2018/07/15 17:00 #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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