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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스웨덴과 한국에서 보이는 책들 뭘 살까요?

이런 저런 일들이 참 많았는데, 흥미롭게도 책과 관련된 것들을 얘기해야 박자가 맞는 듯한 한 주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책을 사고 싶습니다. 책이라는 게, 내 눈썰미가 이끌어 일부러 사보고 싶은 책들도 있고, 또 책이 자연스레 나에게 다가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연에 의해 주어진 책들도 있을 것이며, 혹자는 좀 무거웁게 선택하되 꼭 안 읽으면 안 되는 책들도 있어, 제목 메모해 두며 기회가 오길 기다려 사보는 책들도 있게 마련입니다. 오늘은 이 네 가지 것들을 제게 다 이어주고 있는 것 같은 책들 이야기를 한번 해보고 싶어집니다. 
한 노작가네 집에 작품을 갖다주러 가기 전, 사전에 바베큐를 해먹자고 제안했다.
내가 고기 준비를 하겠다고 하니 노작가는 샐러드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혹시 몰라, 나는 보통 크기에 비해 두 배쯤 되는 큰 와인도 준비해 갔다.
막상 가보니 바베큐 머신이 준비가 안 돼 있었다.
이메일로 바베큐머신 얘길 하셔 집에 있다고 하여 그냥 갔더니, 
그게 바베큐머신이 아닌 부엌 오븐이었다. 
어쨌든 고기만 구우면 되니 바깥에서 구워먹는 바베큐가 아니라도 
우리의 흥은 깨지지 않고 즐거웠다.


노작가는, 생각지도 못한 와인을 보고 
당신은 평소 점심땐 와인을 먹지 않는 듯한 뉘앙스를 비추셨다. 
아 내가 너무 내 식대로의 점심을 상상했었구나... 라고 생각들었다.
노작가는 다섯 분의 점심을 준비하는 것도 힘겨워 보였다. 
어쨌든 타인을 위해 정성껏 준비하는 마음은 보였던 지라, 남의 집이라 하더라도 
내가 거들고 싶어졌다. 이것저것 펼쳐놓은 그릇이며 준비물을 
내가 알아서 내집처럼 거들며 돕는 점심차림이 되는 게 맘 편히 즐거웠다.


밥을 먹으며 자연스레 책 얘기가 나왔는데, 
나는 스웨덴 와서 처음 나에게 다가왔던 책 이야길 하였다. 
어느날 거리를 나가보니 책 이벤트를 하고 있는 그 팀의 한 멤버로부터 
나에게 책이 주어졌는데, 그 책 이야길 해주었다. 
밥을 먹다 말고 잠시 후 내 앞에 노작가가 어떤 책을 내밀었다.
난 깜짝 놀랐다. 스웨덴 와서 내가 최초로 만난 스웨덴보리 관련 책이
그 댁에서도 있는 것이었다.
음... 노작가님도 이런 책을 읽는구나... 
라는 걸 처음 알게 됐다. 
내가 원하지도 않았는데 우연히, 그리고 특별하게 마음주어지는 것들이 있다.
알게 모르게 신비한, 그렇지만 내가 가진 것과 스웨덴보리가 가진 것이 
한참 차이나는 지라 그 차이를 즐기면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끌리는 스웨덴보리. 
그런 책이 노작가의 집에 있다니, 대화 도중 대화의 묘미가 끄는 탄력이
마음불을 확 당겼다. 아무나 읽을 수 없고 또 누구에게나 
"이해 열어지지" 않는 사람인데 말이다, 
그런 사람을 그녀가 흠모하는 책이엇다니 나는, 
내 책도 어쩌면 그녀가 흥미로워 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이제껏 스웨덴인한텐 아무한테도 준 적 없던 내 책을 이 노작가한테는 한 권 
부치고 싶은 맘이 일었다. 비록 영어 아닌 한국어이지만, 
어쩌면 나랑 말 안 해도 통하는 그런 영적인 부분이 있는 사람일까... 
남의 집에 와서, 스웨덴 와서 내게 처음 저절로 다가온 그 스웨덴보리를 발견하다니, 
내심 놀랍고 신선한 기운이 감돌았다. 웬간해선 안 읽히는 사람이라서, 
또 보통, 일반적인 사람들은 읽으려고 하지도 않는 사람이라서, 
무엇보다도 세상에 몇 안 되는 특별한 사람이 있다면 그런 특별성을 갖고 있는 이를 
이 노작가도 나처럼 이해력을 갖고 있다는 게 아주 특별한 
기분을 주는 것이다. 


나는 노작가의 책 두 권을 사겟다고 했다.
노작가는 두 권 값을 한 권 값으로 디스카운트 해도 된다고 했다. 
나도 그렇게 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얼마 전 그분의 작품을 한 점 샀기 때문이다.
그런데 밤에 노작가로부터 이메일 한 통이 들어왓다.
<앙시, 혹시 지난번 내 그림 산 것 아직 결재 안 했다면 분할로 나눠줄까?>
곧 결재해야 할, 지난번 내가 샀던 작품을 분할로 
결재해도 된다는 의견이셨다.


음... 나는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이라, 내가 어떻게 답변해야 그분을 
더 많이 알게 될 지 순간 그분에 대한 호기심이 일엇다. 
그날 저녁 나는 1개월치를 미리 노작가의 계좌로 쏴줘버렸다. 
그런 후 이메일로 <그럼 3개월 분할로 하겠습니다, 1개월치는 방금 결재>,
라고 전갈햇다. 문제는 그 다음날이었다. 
갤러리로 출근해 있는데 그 노작가한테서 이메일이 또 들왔다. 
<앙시, 월요일날 들올 줄 알았는데 벌써 돈 들왔네. 앙시, 나머지
두 달치는 내지 않으면 어떨까? 내가 앙시한테 주는 선물이라 생각하고
나머지 두 달치 안 내도 돼요.>


아... 나는 이번엔 또 어떻게 해야 할지 거참... 
이러면서 머릴 주억거렸다. 그러다가 매우 의미심장해지는 날 발견했다. 
내적으로 차고 올라오는 심오한, 그분에 대한 나의 총기같은 게 싸아하니
가슴 속을 후벼파듯 뜨겁게 하는데, 그런 순간은 난 참지 못하고 
상대방에게 내 영적 주문처럼 이상한 나를 드러내게 되는데, 
그날도 그런 순간처럼 내게 주어지는 묘미가 있었다.
<그렇담 선생님, 제가 8이라는 숫자를 선생님께 더 쏠게요. 
그럼 어제 결재한 돈의 숫자와 합쳐져 9라는 숫자가 되십니다. 
부디 제 8을 받으세요. 제가 세 달분 중 맨 마지막분만 더 쏘겠습니다. 
그러면 선생님께 9가 들어간 셈이지요. 9를 지니시면 선생님은 
자연의 파워가 생기십니다.>


3개월 분할로 해도 된다고 말했다가 한달치 재빠르게 넣어준 덕에, 
나머지 두 달치는 안 내도 된다고 말했던 분께, 내가 갑자기 
한달치 만은 더 내겠다고 하며 숫자 8을 운운하니, 
노작가는 뭐 이런 아이가 다 있나 하구서 어떤 흥미를 느끼기라도
하셨을까? 핑퐁게임 하듯 서로 이메일로 주고받는 셈 이야기가 
어찌나 즐겁고 에너지 퐁퐁 솟던지, 아마도 노작가도 나도 어제 
그런 일진의 날이었던가 보다.


한치 무거움조차 없어 마음 가벼이 순수 그 자체로 맞앗던 내 맘이
먹혔나 보다. 노작가는 그런 내 말에 하트를 뿅뽕 쏘는 
이메일 답장이 왔다~~ 숫자의 의미는 사람마다 다르게 도는 지라, 
즉 가령 어떤 이에겐 9의 의미가 
또 어떤 이에겐 똑같은 의미로 가는 게 아니라 저마다 
다른 의미로 돌게 되는데, 선생껜 자연의 파워 같은 게 있어 
그리 말하였는데 그게 먹힌 것 같아 내심 반갑고 흐뭇했다.

우와!!! 
드뎌 몽우조셉킴의 미술사가 오정엽 선생님의 책이 나왓다. 
아직 받아보지 못해 이 책을 읽은 건 아니지만, 받아보기도 전에 며칠 전 
주간베스트셀러가 된 것을 보았다! 


오정엽 선생은 몽우조셉킴 화백을 키우고 있는 장본인 같은 분이시다,
나의 한국 파트너이시기도 하다. 몽우조셉킴은, 스웨덴에서 내가, 
갤러리 한켠을 얻어 상설로 전시해주면서 그 관계가 계속 이어진 화가인데, 
나역시 오정엽님의 블로그 활동을 통해 몽우라는 화가를 알았던 게다.
지금은 몽우조셉킴 그림을 상설로 전시해주는 한국에서의 갤러리들이
제법 늘었다고 들었다. 그림마다 깨끗한 기운이 들어가 있어 
사람을 움직이는 희한한 힘이 있는 화가 몽우조셉킴은 그렇게 꾸준히
성장하고 있었다. 말하자면 그 화가의 매니저랄까, 
공식적인 직함은 많지만 그간 내 입에 달라붙는 소리가 미술사가였던 지라 
이리 발음하고 있는데, 그러니까 그 화가의 미술사가님이 낸 책이다. 
게다가 이 책은 콜렉터들에 의해 나오게 된 책이기도 하니
콜렉터들이 그간의 스토리를 전부 알고 있기에 기뻐 환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책의 출판기념도 그래서 몽우조셉킴의 한 콜렉터가 운영하는 
한 카페에서 가졌던 게 아닐까 싶어진다. 
이리저리 재지 않고 무조건 독자가 부르는대로 찾아가 미술힐링강연을 해주는 
미술사가 오정엽님의 그간 행보를 보더라도, 아무나 이해할 수 없는 귀한 
보석같은 실천이 맺혀있다. 그건 보통상식으로는 이해될 수 없는, 
또 그러니까 보통적 사고방식의 소유자들에겐 먹히지 않는, 
특별한 에너지를 지닌 사람만이 알아보는 특별한 동네 이야기이기도 하다.


몽우 그림을 대중들에게 알리기 위해 
별의별 데를 다 찾아가 강연이라는 코드로 독자와의 만남을 만들기까지, 
이게 보통 일이 아니라는 걸 알기에 대단한 것이다.
부끄럽고, 그림을 팔러다닌다는 이미지를 줄 수도 있고, 
사람인 지라 어떤날은 평소 가진 것보다 더 딸리게 강연내용이 되버릴 수도 
있는 지라, 그럴 때 별것도 아닌 얘기를 들고와 강연한다고 
오해 아닌 오만한 입들의 소리에 흉이 돼버릴 수도 있음을 감안해야 하는 지라,
그렇듯 아무데나 찾아가 강연해주러 다니는 일이
어떤 <인생에 대한 책임감과 무게감> 없으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 등에 대해,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그런 걸 마다하지 않고 지금껏 해오신 게다.
몽우조셉킴의 대중화를 이루기 위해.


그런 실천을 몸소 하시기까지 
단단하게 영근 삶의 강단이 없으면 뿌리채 뽑혀 나가는 것을 이분은, 
마다하지 않고 지금 몇년 동안 계속, 화가를 위한 삶을 
자신의 삶으로 맞추는 데에 그 1단계를 성취해 놓으신 분이시다, 
그러니 화가도 자랐고 자신도 자랐다. 콜렉터들도 자라고 있다. 
한국에서는 최초로 이 오정엽님이
대중과의 사이에 그런 뿌리를 내리시고 계신다.
 

그런 와중 이 책이 나와주니 
하늘은 정말 열심히 사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실감나는 것이다.
이 분의 열정과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몽우조셉킴 그림을 구매했던 한 콜렉터가 
이분 책을 내기 위해 아예 출판사를 만들어버렸다. 
이런 얘길 들으면 너무 신선하고 감동이 밀려온다.


옆 초록바탕의 초상화 그림은 몽우화백이 그린 <신세계>라는 작품이다.  
몽우가 처음으로 스웨덴에서 초대전 가졌을 때 
내 아는 지인이 구매한 작품인데,
지금생각해도 정말 멋진 작품을 가져간 셈이다. 
저 그림 가져간 내 지인, 그림 전혀 볼 줄 모르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걸 내 알지만,
그게 그렇지 않은 게, 
아무리 생각해도 저 그림, 
시간이 지나면 가져간 가격보다 훨 뛸 것만 같은 이 나의 감정을 어찌할까. 
그들이 뭘 모르는 사람이었다 해도
아주 제대로 골라간 것 같아 내심 부러우면서도 가슴이 뛴다. 
그 지인이 뭔가 자기스스로 사물을 보는 주관으로서의 힘을 갖고 살고 있구나,
하는 감이 들어 내가 그 지인의 사는 모습을 지켜볼 수 밖에 없다. 
<너, 내가 돈 벌어 그 그림 도로 갖고오고 싶다!> 
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차오르는 흐뭇한 맘에 영이 가는 그림 한 점 여기 편집해 넣은 거다.    
몽우화백과 오정엽 선생 내외가 스웨덴 오셨을 때, 
스웨덴 콜렉터이신 우리 시부모님댁에 초대받은 날 찍은 사진. 
이 사진이 이제, 유일하게 하나의 특별케이스 사진이 될 수밖에 없는 
스토리가 되게 생겼다. 이번주에, 연로하신 어머님 건강 탓에, 
50여년간 살으셨던 이 집에서, 보다 하우스보다 편리한 아파트로 
이사하셨기 때문이다. 한국서 오신 손님들 중 유일하게, 이 집서 이렇게 
우리 시댁어른들과 함께 찍은 사진은, 몽우화백과 오정엽님 내외 밖에 
없다는 사실이 내겐 하나의 특별스토리가 되었다.
또 한분의 화가님 댁에 다녀왔다. 그 화가가 이사를 해서.
우복샘을 통해 알게 된 지인이라 우복샘과 함께 나도 초대해주었다.
정성스레 준비했다는 느낌이 확 전달되는 그런 
디너같은 점심을 얻어먹었다.
이번엔 뭐라도 하나 드리고 싶은 맘에, 다녀온 이후, 
몇년 전 내가 핸드링하여 기획출판한 스웨덴어 책 
한 권 보내주었다. 


당시 2014년 유럽연합 문화수도에서 
<스웨덴-한국 핸드메이드아트교류전> 때 보여주고 남아있던 책이었다. 
당시 한국의 문덕수 시인의 장시를 스벤스카로 번역시켜, 
또 스웨덴에서 문학교수 하셨었던 분이 당시 번역한 책이라 
스웨덴인이 읽어도 어려운 책일망정 
받아보아 책의 느낌을 알겠지, 하구서 한 권 보내드렸다.
노벨문학상 선정하는 스벤스카아카데미에도 당시 보내졌던 책인데 
스벤스카아카데미가 요새 상황이 안 좋으니, 이 책과 함께 
혹시 하는 기대감마져도 이제 접어진다. 


한국전쟁때 시인이 실제 군에 가서 겪은 이야기라 
뭔가의 촉이 있어 일을 맡았는데, 이제 책에 대한 어떤 바램을 놓아버리고 
내게 읽혔던 시인의 글에 대한 고귀한 품격이나마 간직하는 의미에서 
하나씩 둘씩 이 책을 더 고귀하게 알리고 싶다.
문덕수 장시 <우체부>. 이 책은 스웨덴어 책. 
아마 당시 6개국어 정도로 나왔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 중 하나가 당시에 내가 핸드링햇던 이 스웨덴어 시집이었다.


시인 문덕수 선생은
1928년 함안에서 출생, 1942년 서당에서 한문 수학하고(소학, 논어 등),
1946년 일본유학 중 제2차대전 종전으로 일시 귀국
1950년 한국전쟁 발발로 군 입대, 1955년 홍익대 졸 (철학, 예술학, 미학 집중)
1955년 <현대문학>으로 유치환 추천 등단
1961년 홍익대 국문과 조교수 시작 
1990년 노벨상 수상작가 Boris L. Pasternak 탄신100주년 기념제 초청됨
1990년 제12차 세계시인대회 집행위원장 서울(외국 저명시인 200명 참가)
1992년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장 / 제9대 UNESCO 한국위원회 위원
1992년 아시아 문학심포지엄(서울) 개최
1993년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
1994년 홍익대 교수 정년퇴임 (명예교수 시작)
1995년 베니스 비엔날레 100주년 기념 한국관 개관식 참석
1995년 한국문화예술진흥원장
1996년 UCLA, 문예진흥원 공동주최 학술세미나 
2000년 청마문학회 회장
2001년 6.25 한국전쟁 부상자로 국가유공자
2002년 제17회 세계시인대회(방콕) 한국대표 단장

<수상> 현대문학상(1964년) / 현대시인상(1990년) / 
대한민국 문화예술상(1994년) / 춘강상(1996년) / 서울시문화상(1997) /
대한민국 예술원상(2002년) / 문화훈장(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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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엽의 미술이야기>책 소개한 또다른 분 보기 : https://blog.naver.com/mariaje0716/221295739717
또다른 분 열거한 이유 : 만나본 적은 없지만 나처럼 외국사는 분이라서. 
지금 생각나는 단어 : 미술사가
미술사가 영문 : An art historian
이 책 관련 오정엽님 인사 페이지도 보려면 : https://blog.naver.com/roffjflalfla/221299156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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